경찰 포위망 좁혀 오자 벗어나려다 체포…범행 15일 만에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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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부산 여중생 이 모(13) 양을 납치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길태(33)가 10일 오후 3시경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 부근 삼락동 모 빌라 앞에서 사건 발생 15일, 공개 수배 12일 만에 붙잡혔다.
김은 빌라 부근 골목길에 숨어 있다가 경찰 포위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뛰쳐나가려다 부산 사하경찰서 소속 형사에게 체포됐다. 검거 장소는 이 양의 집이 있던 덕포동과 200~300미터 떨어진 곳이다. 검거 당시 김은 초췌한 모습이었으며 격렬하게 저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을 사상경찰서로 압송해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은 지난달 24일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 덕포동의 한 다가구 주택에 침입해 이 양을 납치했다. 인근 빈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한 후 목 졸라 죽였고, 시신은 이 양 집에서 30m 떨어진 권 모 씨의 집 물탱크 안에 유기했다.
김은 사건 발생 직후 두 차례 직접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3일 새벽에는 빈집에서 잠을 자던 중 불시 수색 중인 형사와 마주쳤지만 잽싸게 도망쳤었다.
이 양의 시신은 지난 6일 오후 9시 20분 경 발견됐다. 높이 약 1.3미터의 파란 물탱크에는 물이 없었고, 이 양의 시신은 횟가루와 벽돌, 건축자재에 가려져 있었다. 알몸이었지만 외상은 없었고 손과 발은 빨간 노끈으로 묶여 있었다. 시신 부근에 이 양의 옷과 신발이 담긴 검은 봉투가 놓여 있었다.
경찰은 물탱크를 통째로 뜯어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옮겨 정밀 감식에 착수해 이 양의 몸에서 김의 DNA를 확인했다.
경찰은 김을 잡기 위해 지난 9일 수사 인력을 228명에서 288명으로 대거 늘리고, 검거에 성공할 때까지 24시간 퇴근 없이 수색하도록 해 사건 발생 15일 만에 체포에 성공했다.
경찰은 반사회적 인경 장애를 가진 인물로 알려진 김이 폐쇄적이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만큼 사상구 일대를 벗어나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 때문에 14개 경찰서와 지방청 병력 1478명, 전 의경 700여 명을 동원해 범행 현장을 중심으로 사상구 일대의 빈집을 포함한 모든 집을 샅샅이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 30여 년 전 부산 주례동 한 교회 앞에 버려졌다가 현재의 부모에게 입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릴 때와는 달리 커가면서 사람이 바뀌기 시작했고, 1994년부터 절도 혐의로 소년원을 드나들다. 상업계 고교를 중퇴한 후에는 폭행과 절도, 성폭행을 저지르며 아예 범죄자의 길로 들어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은 1997년 9살 여아에 대한 성폭행 미수로 징역 3년 형을 받아 복역했고, 출소 후 2001년에는 30대 여성을 성폭행해 징역 8년 형을 선고 받았다. 작년 6월 만기 출소한 김은 지난 1월 또다시 2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감금한 뒤 도망쳐 수배 중에 이 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은 성범죄로 인해 지난 11년 동안 교도소에 수감됐었는데, 이 시기에 운동으로 몸을 단련시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행동이 재빠르고 운동신경이 좋아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에서 월담이 자유로웠다고 한다. 정신적인 면에 있어서는 장애 증상을 보였는데 경찰은 그가 수감 중에 대인기피와 공황 증세를 보였고, 출소 후에는 한 달 동안 방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김은 운전면허는커녕 핸드폰이나 인터넷 사이트 가입 아이디도 없어 경찰이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었다.